3.2 암호흡과 에너지 손실
– 광합성 중에 일어나는 ‘비효율의 역설’
수목은 햇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종종 의도하지 않은 에너지 손실이 발생합니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암호흡(photorespiration)입니다.
암호흡은 ‘광합성 도중 발생하는 호흡’이라는 다소 모순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산화탄소가 아닌 산소를 고정함으로써 탄소를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과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암호흡이 일어나는 원리, 결과, 그리고 수목의 반응 전략까지 살펴보겠습니다.
1. 암호흡이란?
암호흡은 RuBisCO 효소가 CO₂ 대신 O₂(산소)를 고정할 때 일어나는 대사 작용입니다.
정상적인 광합성 반응:
RuBisCO + CO₂ → 2 x 3-PGA → 포도당 생성
암호흡이 발생할 때:
RuBisCO + O₂ → 1 x 3-PGA + 1 x 2-PG → 탄소 손실 + 에너지 소모
- 2-PG(포스포글리콜산)는 바로 당 합성에 사용되지 않음
- 이를 처리하는 데 ATP와 환원력(NADPH)이 소모됨
→ 결국 탄소는 손실되고, 에너지 효율은 저하됨
2. 왜 암호흡이 일어나는가?
암호흡의 주요 원인은 RuBisCO 효소의 이중 특성에 있습니다.
RuBisCO는 CO₂와 O₂ 모두에 반응할 수 있는데, 광합성 조건이 좋지 않으면 산소를 더 자주 고정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암호흡 유발 환경:
조건 | 설명 |
고온 | 고온에서는 기공이 닫히고, 잎 내부 CO₂ 농도↓ → O₂ 상대적 증가 |
수분 부족 | 기공 폐쇄로 CO₂ 유입 차단 |
과도한 광 | 광계 과부하 → 광산화 스트레스 방지 목적의 산소 소비 증가 |
낮은 대기 CO₂ | O₂:CO₂ 비율이 높아져 RuBisCO가 산소를 고정할 확률↑ |
3. 암호흡의 생리적 영향
암호흡은 단순한 대사 비효율을 넘어서, 수목의 성장, 에너지 수지, 탄소 고정량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주요 영향
- 순광합성량 감소: CO₂ 고정이 줄어들고, 오히려 CO₂가 배출됨
- 에너지 낭비: ATP와 NADPH를 소모하지만 당 합성에는 기여하지 않음
- 생장 저해: 장기적 암호흡 지속 시 생장 속도 둔화
- 광보상점 상승: 암호흡이 활발한 수종은 광합성이 흑자 전환되는 임계점이 더 높음
4. 수목의 암호흡 대응 전략
수목은 암호흡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구조적·생리적 전략을 사용합니다.
① C₄ 광합성 경로 (일부 초본식물)
- 예: 옥수수, 수수, 사탕수수
- 수목은 일반적으로 C₃ 식물에 해당되지만, 일부 열대성 수목(예: 유칼립투스)에서 부분적 C₄ 특성이 발견됨
② 기공 조절 능력 향상
- 잎의 기공 밀도 조절 또는 기공 반응 민감도 조절을 통해
CO₂ 농도 유지 → O₂ 고정 비율 감소
③ 엽육 조직 최적화
- 스펀지 조직 간극 조절로 O₂ 축적 방지
- 잎 내부에서 CO₂ 재순환 능력 강화
5. 암호흡과 실무 응용
암호흡을 고려한 수목 관리 및 수종 선택은 다음과 같은 분야에 적용됩니다:
분야 | 활용 방식 |
조경 수종 선택 | 고온·건조 환경에 약한 수종 → 암호흡 활발 → 성장 둔화 |
탄소 흡수 산림 설계 | 암호흡이 적은 수종 선택 → 순탄소 흡수량↑ |
생리 진단 | 광합성 vs 호흡량 측정으로 암호흡 간접 추정 가능 |
육종 및 유전자 편집 | RuBisCO 특성 개선 or CO₂ 고정 능력 강화 품종 개발 |
암호흡은 수목이 가진 생리적 한계 중 하나이지만,
이를 이해하면 광합성의 실제 효율, 에너지 손실 요인, 환경 적응성 차이를 명확히 분석할 수 있습니다.
- 광합성이 항상 효율적인 것은 아니며,
- 고온·건조·CO₂ 부족 상황에서는 암호흡이 늘어나 탄소 고정량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습니다.
수목생리학은 이 숨겨진 손실 구조를 해석함으로써,
실제 현장에서의 수종 선택, 탄소흡수 예측,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을 더 정교하게 수립할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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