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수목의 호흡 원리와 작용기작
– 광합성만큼 중요한 ‘에너지 회수 시스템’을 이해하자
광합성이 수목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이라면, 호흡은 그 에너지를 소비하고 활용하는 과정입니다.
즉, 광합성으로 만든 포도당을 ATP로 전환해 실제 생명 활동에 쓰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호흡(respiration)입니다.
수목생리학에서 호흡은 단순한 에너지 소비 행위가 아니라,
생장, 회복, 스트레스 반응, 저장물질 관리 등 수목의 생리 전반을 조절하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1. 호흡의 정의
지구상의 생물은 크게 미생물, 동물, 식물로 나눌 수 있으며, 모두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물은 호흡을 하는데, 그 호흡 과정을 생화학으로 분석하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호흡은 유기물이 산소와 반응하여 이산화탄소, 물, 에너지(ATP)를 생성하는 산화적 대사 과정입니다.
대표적인 반응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C₆H₁₂O₆ + 6O₂ →6CO₂ + 6H₂O +에너지(ATP)
- 포도당(C₆H₁₂O₆): 광합성으로 생성된 저장 당류
- 산소(O₂): 대기 중에서 기공을 통해 흡수
- 이산화탄소(CO₂): 다시 기공을 통해 방출됨
- ATP: 수목의 세포 활동에 필요한 실질적 에너지
2. 호흡의 3단계 작용 기작
식물의 세포 호흡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① 해당과정 (Glycolysis)
- 장소: 세포질
- 작용: 포도당을 피루브산(2분자)로 분해
- 특징: 산소 없이도 가능 (무산소적)
C₆H₁₂O₆ →2C₃H₄O₃ + 2ATP+2NADH
고등식물뿐 아니라 효모균이 발효에 의해 알코올을 생산할 때에도 일어나는 반응인데, 에너지 생산효율이 비교적 낮다.
② 크렙스 회로 (Krebs Cycle, 시트르산 회로)
- 장소: 미토콘드리아
- 작용: 피루브산을 산화시켜
- CO₂(이산화탄소) 배출
- NADH, FADH₂(고에너지 전자 운반체) 생성
- 특징: 산소 필요
이 회로는 포도당의 화학 에너지를 고에너지 전자 형태로 저장하며,
전자전달계를 위한 전자 운반체를 준비하는 핵심 단계입니다.
③ 전자전달계 (Electron Transport Chain)
- 장소: 미토콘드리아 내막
- 작용: 전자 운반체(NADH, FADH₂)의 전자를 전달해 ATP 대량 생성
- 최종 산물: 물(H₂O), ATP (대부분 여기서 생성됨)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ATP가 생성되며, 전체 호흡 과정의 에너지 회수 핵심 단계입니다.
호흡 전체에서 약 36~38개의 ATP가 생성되며, 이 중 대부분은 전자전달계에서 나옵니다.
3. 수목에서의 호흡 특징
수목은 초본식물보다 조직 구조가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호흡에 따른 에너지 수요도 높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호흡의 중요성이 부각됩니다:
상황 | 호흡의 역할 |
생장기 | 세포 분열·신장에 필요한 ATP 대량 공급 |
저장기 | 당류를 전분으로 바꾸거나 저장 → 변환에 에너지 필요 |
겨울철 | 저온 속에서도 기초 대사 유지용 에너지 생산 |
상처·병해 발생 시 | 손상 부위 복구, 방어 물질 합성 등 회복에 ATP 사용 |
4. 호흡은 온도에 민감하다
수목의 호흡 속도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증가합니다.
이는 효소 활성화와 직결되기 때문인데, 문제는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호흡량 > 광합성량이 되는 에너지 적자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름철 폭염에서 광합성은 정지되는데, 호흡은 지속되어
에너지가 계속 소모 → 생장 둔화, 조직 소실 가능성
이 때문에 수목 생육 적온(예: 25~30℃)을 넘는 환경에서는
광합성보다 호흡량 제어가 더 중요한 관리 포인트가 됩니다.
5. 특수환경에서의 수목 호흡
– 비정상 조건이 호흡에 미치는 영향
수목의 호흡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와 토양 조건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실제 환경은 이상적이지 않으며,
산소 부족, 오염물질, 손상 자극 등 특수 상황에서는 호흡 작용 자체가 왜곡되거나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공기 유통이 저조한 토양 (저산소 환경)
산소가 부족한 토양(과습, 압축토, 배수 불량 등)에서는
뿌리 호흡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습니다.
- 뿌리 세포는 정상적인 산화적 호흡을 할 수 없어 무산소적 발효(anaerobic fermentation)로 전환됨
- 에탄올, 젖산 등 독성 대사산물 생성 → 세포 손상
- 뿌리의 흡수력 저하, 생장 정지, 지상부 위축 발생 예시
- 도시에서 잔디나 나무 주변 토양을 과도하게 다지면, 산소 부족으로 인해 뿌리 호흡 저하 → 잎 끝 마름 현상 발생
2️⃣ 대기오염과 호흡
오존(O₃), 이산화황(SO₂), 질소산화물(NOₓ) 등
대기오염물질은 수목의 잎 조직을 손상시키고 호흡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 오존: 엽록체 내 광계 II 파괴 → 광합성 저해
- 대기오염물질 → 기공 막힘 or 기공 자극으로 과도 개방
→ 수분 손실 증가 + CO₂ 흡수 불균형 → 호흡 과다 발생 - 조직 회복 위해 에너지 소모 가속화 → 저장 자원 고갈
- 도심 가로수 중 느티나무나 벚나무는
오존 농도 상승기에 잎 얼룩, 낙엽 조기화 발생 → 호흡 스트레스 누적 신호
3️⃣ 기계적 손상과 물리적 자극
가지치기, 뿌리 절단, 풍해, 해충, 동물 등에 의한 물리적 자극은 수목의 호흡 반응을 회복·방어 중심으로 재조정하게 만듭니다.
- 손상 부위 세포 회복을 위한 ATP 소비량 급증
- 방어물질(예: 리그닌, 페놀계 화합물) 생성
- 피해 부위 주변에서 국소적 호흡량 급증
→ 정상 조직까지 에너지 부족 발생 가능성 - 강한 가지치기 이후에는 잎 면적이 줄고, 수세가 약화되며 호흡량 대비 탄소 흡수량 감소
- 따라서 손상 후 회복 기간에는 수분, 양분, 일사량 등 외부 자원 보완 필요
5. 실무 활용: 호흡 분석을 통한 생리 진단
호흡은 수목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생리 지표로도 사용됩니다.
✔ 활용 사례
- 도시 조경 관리: 고온 구간에서 수종별 호흡량 분석 → 스트레스 감내력 평가
- 온실 수종 선정: 야간 호흡량이 낮은 수종 선별 → 에너지 효율적 관리 가능
- 수확 후 품질관리: 과실류의 호흡량 분석 → 저장성, 숙성 속도 판단
- 재선충 등 병해 분석: 감염된 수목의 호흡량 급증 → 방제 우선도 결정
수목의 호흡은 단지 “숨 쉬는 작용”이 아닙니다.
광합성으로 얻은 에너지를 실제 생장과 유지에 사용하는 핵심 시스템입니다.
- 낮에는 광합성 + 호흡 → 에너지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 밤에는 오직 호흡만 작동 →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해 생명 유지
- 온도, 수분, 병해 등 외부 환경 변화는 호흡에 민감하게 반영됨
수목생리학은 호흡의 작용을 이해함으로써,
나무의 에너지 흐름, 생리 균형, 생존 전략을 분석하고
실제 조경, 산림, 농업 현장에서 진단과 설계 기준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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