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온도 스트레스 – 고온과 저온에서 나무는 어떻게 반응할까?
수목생리학으로 들여다본 ‘기온 충격’의 생리 반응
식물이 생장하는 데 영향을 주는 여러 환경요인 중 온도가 제한요소로 작용하는 데 이는 살아 있는 세포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온도범위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더위나 추위에 지치듯, 식물도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수목은 한 자리에 고정되어 살아가기 때문에 극한 온도에 노출되었을 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생리 반응을 진화시켜왔습니다.
수목생리학은 이러한 온도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무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회복하거나 저항력을 높이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혀줍니다.
효소를 포함한 단백질과 지질을 함유하고 있는 원형질막이 온도에 민감함으로써 임계온도, 즉 최고온도와 최저온도 사이 범위가 좁아지게 됩니다.
1. 고온 스트레스(Heat Stress)의 생리 반응
① 광합성 저하
- 고온 상태에서는 광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이 급감
- 광합성보다 호흡이 더 활발해져 → 에너지 손실 가속
잎의 엽록체 틸라코이드막이 기능을 상실하여 광합성을 하지 못함 - 엽록소 파괴, 광계 II 손상 → 빛 수용 능력 감소
고온은 식물이 에너지를 축적하기보다 소모하게 만드는 환경입니다.
② 증산 과다 → 탈수 위험
- 잎의 기공은 열기와 함께 계속 열리지만, 토양의 수분 흡수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함
- 결과적으로 수분 손실 > 수분 공급 → 세포 수축, 탈수
- 심할 경우 잎 가장자리 괴사, 위조 현상 발생
③ 단백질 변성 및 ROS 증가
- 고온은 단백질의 3차 구조 파괴 → 효소 기능 상실
- 동시에 ROS(활성산소종)가 증가하면서 세포막 손상, DNA 손상, 세포 사멸까지 유발
식물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HSPs(열충격단백질)을 합성해 단백질 보호 및 복구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식물을 고온(생육온도보다 5~15℃ 높은 온도)으로 처리하면 30분 이내에 열충격단백질이 합성되며,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생물이 견디는 가장 높은 온도는 분화구의 유황 진흙에서 자라는 박테리아로 110℃정도 됩니다.
마른 종자는 120℃까지 견디지만 자라고 있는 조직은 50~60℃에서 죽습니다.
2. 저온 스트레스(Cold Stress)의 생리 반응
① 세포막 유동성 감소 → 물리적 손상
- 저온에서는 세포막의 유동성이 감소하고 막 내 지질이 응고되며 투과성 변화
- 세포 내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며 세포벽 손상 유발
- 이로 인해 수분 공급 차단, 영양분 전달 장애 발생
갑작스러운 한파는 수분이동을 막고 ‘냉해’를 일으킵니다.
② 호흡 억제 및 대사 둔화
- 저온에서는 호흡 효소의 활성 저하 → 에너지 생성 지연
- 형성층, 생장점의 세포 분열 및 분화 정지
- 광합성 효율도 급감, 특히 C3식물은 효소 민감성 큼
③ 생장정지 → 휴면 전환
- 일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면 ABA 분비 증가 → 기공 폐쇄 + 형성층 활동 중지 → 생장 정지
- 이 과정은 식물이 겨울을 버티기 위한 생리적 회피 전략
생육할 수 있는 최저온도는 생존온도보다 더 높습니다.
생물이 생족할 수 있는 최저온도는 그 한계가 없어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식물은 빙점 근처에서도 치명적 피해를 입지만, 서서히 순화한 식물은 아주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서양측백나무는 서서히 온도를 낮추면-85℃에서도 죽지 않습니다.
3. 수목의 온도 스트레스 방어 전략
고온 시
방어기작 | 작용 내용 |
기공 조절 | ABA 분비 → 기공 폐쇄 → 수분 손실 억제 |
열충격 단백질(HSPs) | 변성된 단백질 복구, 세포 안정 유지 |
광합성 조절 | 광계 손상 억제, 광보호 물질 활성화 |
저온 시
방어기작 | 작용 내용 |
삼투조절물질 증가 | 당류, 프로린 등 축적 → 세포 내 동결 저항력 강화 |
세포막 재구성 | 불포화지방산 비율 증가 → 막 유연성 확보 |
휴면 유도 | ABA 증가 → 형성층 활동 정지 + 에너지 절약 |
4. 수목 관리 적용
고온 대응 전략
- 여름철 심는 시기 조절(5~6월 이전)
- 차광망 설치 또는 수관 멀칭 → 일사량 조절
- 저항성 수종 선택 (예: 소나무, 은행나무)
- 고온기에는 잎 전정 금지 → 수분 손실 유발 가능
저온 대응 전략
- 한랭지에서는 내한성 수종 식재 (예: 전나무, 낙엽송)
- 동절기 어린나무 보온재 감싸기
- 휴면기 가지치기 → 생장조직 노출 최소화
- 급격한 온도변화 방지를 위한 지피(낙엽, 볏짚) 활용
5. 수목의 ‘버티는 힘’을 이해하자
항목 | 고온 스트레스 | 저온 스트레스 |
문제 발생 | 증산 과다, 광합성 저하 | 세포막 손상, 에너지 생산 둔화 |
생리 반응 | HSPs 생성, 기공 폐쇄 | ABA 증가, 휴면 전환 |
관리 방안 | 차광, 수분관리 | 보온, 내한성 수종 선택 |
나무는 기온이라는 외부 자극에 광합성, 호흡, 수분이동, 호르몬 조절까지 총동원하며 대응합니다.
그 과정은 결코 수동적인 반응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정교한 생리적 전략입니다.
수목생리학을 통해 온도 스트레스의 원리와 방어 기작을 이해하면 조경·산림·농업 현장에서의 적절한 수목 선택과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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