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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생리학/수분 생리와 물의 이동

4.1 뿌리의 물 흡수 기작

by 생각하는 나무01 2025. 6. 24.

 4.1 뿌리의 물 흡수 기작

– 나무는 어떻게 땅속 물을 끌어올릴까?

수목에게 물은 단순한 생명 유지 수단을 넘어, 광합성, 수분 증산, 양분 수송, 세포 팽압 유지 등 모든 생리활동의 기반이 되는 필수 자원입니다.

이러한 물은 잎이 아닌 뿌리에서 흡수되며, 뿌리 내부에서는 정교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토양 속 수분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식물체 전체로 전달합니다.

수목의 뿌리가 어떻게 물을 흡수하고, 그 기작이 어떤 생리적 원리에 따라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봅니다.

뿌리의 물 흡수 기작

1. 뿌리에서의 물 흡수: 어디서 시작되는가?

물 흡수는 주로 어린 측근(root hair zone, 세근)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구간은 뿌리털(root hairs)이 가장 많아, 표면적이 넓고 세포벽이 얇아 물 흡수가 유리한 구조입니다.

또한 뿌리털은 토양입자 사이의 물 분자와 직접 접촉하며, 수분과 함께 무기양분(질소, 칼륨 등)도 함께 흡수합니다.


2. 뿌리를 통한 물 흡수 경로

뿌리로 들어온 물은 내부에서 다음 세 가지 경로 중 하나를 통해 내부 도관(물관, xylem)까지 이동합니다.

① 세포 외 경로 (Apoplastic Pathway)

  • 물이 세포벽과 세포 사이 공간을 따라 이동
  • 빠른 이동이 가능하지만, 카스파리대(Casparian strip)에서 차단됨

 ② 세포질 경로 (Symplastic Pathway)

  • 물이 세포막을 통과한 뒤, 원형질연락사(plasmodesmata)를 통해 세포 간을 이동
  • 선택적 투과가 가능하여 양분 조절에 유리

③ 액포 경로 (Transmembrane Pathway)

  • 물이 여러 세포막을 직접 통과하며 이동
  • 에너지 소모가 있으나, 미세조절이 가능

모든 물은 내피세포(endodermis)의 카스파리대를 지나며 결국 선택적으로 걸러진 뒤 물관(xylem)로 들어갑니다.

 


3. 물 흡수를 유도하는 힘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작용은 단순한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와 같은 물리적 원리와 생리 작용이 복합적으로 작동합니다.


흡수 메커니즘 작용 원리
삼투압 뿌리 세포 내부의 용질 농도가 높아져,
토양 수분이 세포 안으로 이동 (농도 구배)  
수분 퍼텐셜(Ψ) 토양 → 뿌리 → 줄기 → 잎 순서로
수분 퍼텐셜이 점차 낮아짐 → 물 이동 유도  
근압(root pressure) 야간 기공 폐쇄 시에도 물이 xylem을 통해
천천히 밀려 올라가는 힘  
증산 작용과 연계 잎에서 수분이 날아가면서 연속된 물줄기 형성,
→ 뿌리까지 연결되어 물을 끌어올림  
 

4. 수목의 수분 흡수 기작

– 뿌리는 어떻게 물을 끌어들이고 밀어올리는가?

수목은 땅속 뿌리를 통해 물을 흡수하고, 이를 줄기와 잎 끝까지 끌어올려 광합성, 증산, 생장, 대사에 활용합니다.

이러한 수분 흡수는 단순한 스펀지 작용이 아니라, 물리적 압력, 삼투 조절, 생리적 에너지 사용 등 정교한 생리 작용의 결과입니다.

크게 나누면 수동흡수, 능동흡수, 그리고 그와 관련된 근압(root pressure) 및 수간압(stem pressure)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① 수동흡수 (Passive water uptake)

수목의 수분 흡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커니즘입니다.

작용 원리

  • 잎에서 기공을 통한 증산 작용이 일어남
  • 수분이 기화되어 날아가면서, 식물체 내부에 수분 퍼텐셜 차이(Ψ) 발생
  • 이로 인해 뿌리 → 줄기 → 잎 방향으로 연속된 물기둥이 형성되고
  • 뿌리에서 수분이 자동적으로 흡수됨

특징

항목 설명
에너지 사용 없음 (수동 작용)
주된 동력 증산 → 수분 퍼텐셜 구배
작용 시기 주로 낮, 건조한 환경
효과 고도 높은 부위까지 수분 운반 가능
 

대부분의 교목성 수목은 수분 흡수의 90% 이상을 수동흡수에 의존합니다.

 

② 능동흡수 (Active water uptake)

수분을 뿌리 내부로 흡수하는 데 세포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작용 원리

  • 뿌리 세포가 ATP를 소모해 이온을 중심주로 능동 수송
  • 이온 농도가 높아져 삼투압이 증가
  • 외부에서 물이 삼투현상을 통해 뿌리 세포로 유입됨

특징

 

항목 설명
에너지 사용 O (ATP 소비)
주된 동력 삼투 조절 + 능동 이온 펌프
작용 시기 주로 야간 또는 증산량이 적은 시기
효과 증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수분 흡수 가능
 

특히 실내 수목, 고습·저광 조건, 밤 시간대 등에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③ 근압과 수간압 (Root Pressure & Stem Pressure)

능동흡수의 결과로 형성되는 물리적 압력입니다.

근압(Root Pressure)

  • 뿌리 내 이온 축적 → 삼투 → 수분 유입 → 내부 수압 상승
  • 잎이 증산하지 않아도 물관(xylem)을 통해 수분이 위로 밀려 올라감
  • 새벽·야간에 잎끝에 맺히는 이슬(Guttation) 현상과 관련

수간압(Stem Pressure)

  • 줄기 내부에서도 수압이 형성되며,
    수분 수송의 보조 동력으로 작용
  • 특히 나무의 하부에서 잎까지의 **수두장력(물기둥 유지)**을 도와줌
항목 수동흡수 능동흡수 근압·수간압
에너지 사용 X O (ATP) 간접 사용 (능동흡수 결과)
작용 시기 낮 (증산 강할 때) 야간 또는 습한 조건 야간, 저증산 조건
주된 작용 부위 잎(기공) 중심 뿌리 중심 뿌리 및 줄기 내부
특징 고효율, 주된 흡수 방식 저조한 증산 시 보조 낮은 식물·야간에 강하게 작용

5. 수목의 물 흡수 적응 전략

수목은 다양한 환경에서 물을 흡수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구조적·생리적 전략을 발전시켰습니다.

구조적 전략

  • 근모(root hairs) 발달 → 표면적 극대화
  • 심근형(root depth) 구조 → 깊은 토양 수분 이용
  • 측근 분지 발달 → 넓은 토양 범위 탐색 가능

생리적 전략

  • 건조 시 뿌리 생장 우선 활성화 → 더 깊은 수분층 탐색
  • 수분 부족 시 기공 조절 → 증산량 줄여 물 낭비 방지
  • 내염성 수종은 염분 환경에서도 삼투 조절 능력 강화

6. 실무 응용: 조경과 산림 관리에서의 적용

도시 조경

  • 압축토 지역에서는 근권층 산소 부족 → 뿌리 활동 저하 → 물 흡수력 감소
  • → 배수층 조성 및 토양 개량이 필요

수종 선택

  • 건조 지역 → 심근성 수종(예: 소나무, 아까시나무) 유리
  • 수분 많은 지역 → 천근성 수종(예: 느티나무, 회화나무) 활용 가능

 

심근성 수종 (Deep-rooted species)

심근성 수목은 중심축 뿌리(주근, taproot)가 깊고 곧게 아래로 뻗는 구조를 가집니다.

  • 건조 지역에 강함: 깊은 토양층에서 안정적인 수분 확보
  • 쓰러짐에 강함: 뿌리가 땅속 깊이 고정되어 풍해 저항성 우수
  • 이식이 어려움: 뿌리 절단 시 활착률이 낮아 주의 필요
  • 양분 흡수 범위 좁음: 수평 확장은 약한 편
국내 수종 해외 수종
소나무, 잣나무, 아까시나무 피칸, 호두나무, 도토리나무, 피라칸사
적용 분야 이유
건조지 조림 깊은 수분층 확보 → 활착 및 생존력 높음
풍해지 방풍림 쓰러짐 저항성 우수
급경사지 안정화 경사면 아래 고정력 우수

 

천근성 수종 (Shallow-rooted species)

천근성 수목은 얕고 넓게 퍼지는 측근(fibrous roots)이 발달한 구조입니다.

  • 광범위 양분·수분 흡수: 토양 표면층에서 효율적 흡수
  • 도시 환경에 적합: 얕은 토양에서도 활착 가능
  • 건조·가뭄에 취약: 표층 건조 시 피해 크고 생리적 스트레스 심화
  • 뿌리 확산력 강함: 지표 침투력 커서 포장 파괴 가능성
국내 수종 해외 수종
느티나무, 버즘나무, 회화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단풍나무, 자작나무
적용 분야 이유
도시 가로수 지표 가까운 곳에서 활착 가능
차폐 및 녹지대 조성 빠른 생장과 광범위 확산 가능
양묘장·이식 수목 이식 활착률 높음, 관리 용이
 

조림 및 양묘 관리

  • 어린 묘목 단계에서 근권 활성제, 물 절약 포트 사용
    → 뿌리 흡수력 향상, 초기 활착률 증가

수목은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를 통해 끊임없이 물을 흡수하고, 잎과 가지로 그 자원을 공급합니다.

  • 뿌리는 단순한 고정 기관이 아니라, 정교한 수분 센서이자 흡수 기계입니다.
  • 물의 이동은 물리적 원리 + 생리학적 조절로 조화롭게 작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