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뿌리의 물 흡수 기작
– 나무는 어떻게 땅속 물을 끌어올릴까?
수목에게 물은 단순한 생명 유지 수단을 넘어, 광합성, 수분 증산, 양분 수송, 세포 팽압 유지 등 모든 생리활동의 기반이 되는 필수 자원입니다.
이러한 물은 잎이 아닌 뿌리에서 흡수되며, 뿌리 내부에서는 정교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토양 속 수분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식물체 전체로 전달합니다.
수목의 뿌리가 어떻게 물을 흡수하고, 그 기작이 어떤 생리적 원리에 따라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봅니다.
1. 뿌리에서의 물 흡수: 어디서 시작되는가?
물 흡수는 주로 어린 측근(root hair zone, 세근)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구간은 뿌리털(root hairs)이 가장 많아, 표면적이 넓고 세포벽이 얇아 물 흡수가 유리한 구조입니다.
또한 뿌리털은 토양입자 사이의 물 분자와 직접 접촉하며, 수분과 함께 무기양분(질소, 칼륨 등)도 함께 흡수합니다.
2. 뿌리를 통한 물 흡수 경로
뿌리로 들어온 물은 내부에서 다음 세 가지 경로 중 하나를 통해 내부 도관(물관, xylem)까지 이동합니다.
① 세포 외 경로 (Apoplastic Pathway)
- 물이 세포벽과 세포 사이 공간을 따라 이동
- 빠른 이동이 가능하지만, 카스파리대(Casparian strip)에서 차단됨
② 세포질 경로 (Symplastic Pathway)
- 물이 세포막을 통과한 뒤, 원형질연락사(plasmodesmata)를 통해 세포 간을 이동
- 선택적 투과가 가능하여 양분 조절에 유리
③ 액포 경로 (Transmembrane Pathway)
- 물이 여러 세포막을 직접 통과하며 이동
- 에너지 소모가 있으나, 미세조절이 가능함
모든 물은 내피세포(endodermis)의 카스파리대를 지나며 결국 선택적으로 걸러진 뒤 물관(xylem)로 들어갑니다.
3. 물 흡수를 유도하는 힘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작용은 단순한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와 같은 물리적 원리와 생리 작용이 복합적으로 작동합니다.
흡수 메커니즘 | 작용 원리 |
삼투압 | 뿌리 세포 내부의 용질 농도가 높아져, |
토양 수분이 세포 안으로 이동 (농도 구배) | |
수분 퍼텐셜(Ψ) | 토양 → 뿌리 → 줄기 → 잎 순서로 |
수분 퍼텐셜이 점차 낮아짐 → 물 이동 유도 | |
근압(root pressure) | 야간 기공 폐쇄 시에도 물이 xylem을 통해 |
천천히 밀려 올라가는 힘 | |
증산 작용과 연계 | 잎에서 수분이 날아가면서 연속된 물줄기 형성, |
→ 뿌리까지 연결되어 물을 끌어올림 |
4. 수목의 수분 흡수 기작
– 뿌리는 어떻게 물을 끌어들이고 밀어올리는가?
수목은 땅속 뿌리를 통해 물을 흡수하고, 이를 줄기와 잎 끝까지 끌어올려 광합성, 증산, 생장, 대사에 활용합니다.
이러한 수분 흡수는 단순한 스펀지 작용이 아니라, 물리적 압력, 삼투 조절, 생리적 에너지 사용 등 정교한 생리 작용의 결과입니다.
크게 나누면 수동흡수, 능동흡수, 그리고 그와 관련된 근압(root pressure) 및 수간압(stem pressure)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① 수동흡수 (Passive water uptake)
수목의 수분 흡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커니즘입니다.
작용 원리
- 잎에서 기공을 통한 증산 작용이 일어남
- 수분이 기화되어 날아가면서, 식물체 내부에 수분 퍼텐셜 차이(Ψ) 발생
- 이로 인해 뿌리 → 줄기 → 잎 방향으로 연속된 물기둥이 형성되고
- 뿌리에서 수분이 자동적으로 흡수됨
특징
항목 | 설명 |
에너지 사용 | 없음 (수동 작용) |
주된 동력 | 증산 → 수분 퍼텐셜 구배 |
작용 시기 | 주로 낮, 건조한 환경 |
효과 | 고도 높은 부위까지 수분 운반 가능 |
대부분의 교목성 수목은 수분 흡수의 90% 이상을 수동흡수에 의존합니다.
② 능동흡수 (Active water uptake)
수분을 뿌리 내부로 흡수하는 데 세포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작용 원리
- 뿌리 세포가 ATP를 소모해 이온을 중심주로 능동 수송
- 이온 농도가 높아져 삼투압이 증가
- 외부에서 물이 삼투현상을 통해 뿌리 세포로 유입됨
특징
항목 | 설명 |
에너지 사용 | O (ATP 소비) |
주된 동력 | 삼투 조절 + 능동 이온 펌프 |
작용 시기 | 주로 야간 또는 증산량이 적은 시기 |
효과 | 증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수분 흡수 가능 |
특히 실내 수목, 고습·저광 조건, 밤 시간대 등에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③ 근압과 수간압 (Root Pressure & Stem Pressure)
능동흡수의 결과로 형성되는 물리적 압력입니다.
근압(Root Pressure)
- 뿌리 내 이온 축적 → 삼투 → 수분 유입 → 내부 수압 상승
- 잎이 증산하지 않아도 물관(xylem)을 통해 수분이 위로 밀려 올라감
- 새벽·야간에 잎끝에 맺히는 이슬(Guttation) 현상과 관련
수간압(Stem Pressure)
- 줄기 내부에서도 수압이 형성되며,
수분 수송의 보조 동력으로 작용 - 특히 나무의 하부에서 잎까지의 **수두장력(물기둥 유지)**을 도와줌
항목 | 수동흡수 | 능동흡수 | 근압·수간압 |
에너지 사용 | X | O (ATP) | 간접 사용 (능동흡수 결과) |
작용 시기 | 낮 (증산 강할 때) | 야간 또는 습한 조건 | 야간, 저증산 조건 |
주된 작용 부위 | 잎(기공) 중심 | 뿌리 중심 | 뿌리 및 줄기 내부 |
특징 | 고효율, 주된 흡수 방식 | 저조한 증산 시 보조 | 낮은 식물·야간에 강하게 작용 |
5. 수목의 물 흡수 적응 전략
수목은 다양한 환경에서 물을 흡수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구조적·생리적 전략을 발전시켰습니다.
구조적 전략
- 근모(root hairs) 발달 → 표면적 극대화
- 심근형(root depth) 구조 → 깊은 토양 수분 이용
- 측근 분지 발달 → 넓은 토양 범위 탐색 가능
생리적 전략
- 건조 시 뿌리 생장 우선 활성화 → 더 깊은 수분층 탐색
- 수분 부족 시 기공 조절 → 증산량 줄여 물 낭비 방지
- 내염성 수종은 염분 환경에서도 삼투 조절 능력 강화
6. 실무 응용: 조경과 산림 관리에서의 적용
도시 조경
- 압축토 지역에서는 근권층 산소 부족 → 뿌리 활동 저하 → 물 흡수력 감소
- → 배수층 조성 및 토양 개량이 필요
수종 선택
- 건조 지역 → 심근성 수종(예: 소나무, 아까시나무) 유리
- 수분 많은 지역 → 천근성 수종(예: 느티나무, 회화나무) 활용 가능
심근성 수종 (Deep-rooted species)
심근성 수목은 중심축 뿌리(주근, taproot)가 깊고 곧게 아래로 뻗는 구조를 가집니다.
- 건조 지역에 강함: 깊은 토양층에서 안정적인 수분 확보
- 쓰러짐에 강함: 뿌리가 땅속 깊이 고정되어 풍해 저항성 우수
- 이식이 어려움: 뿌리 절단 시 활착률이 낮아 주의 필요
- 양분 흡수 범위 좁음: 수평 확장은 약한 편
국내 수종 | 해외 수종 |
소나무, 잣나무, 아까시나무 | 피칸, 호두나무, 도토리나무, 피라칸사 |
적용 분야 | 이유 |
건조지 조림 | 깊은 수분층 확보 → 활착 및 생존력 높음 |
풍해지 방풍림 | 쓰러짐 저항성 우수 |
급경사지 안정화 | 경사면 아래 고정력 우수 |
천근성 수종 (Shallow-rooted species)
천근성 수목은 얕고 넓게 퍼지는 측근(fibrous roots)이 발달한 구조입니다.
- 광범위 양분·수분 흡수: 토양 표면층에서 효율적 흡수
- 도시 환경에 적합: 얕은 토양에서도 활착 가능
- 건조·가뭄에 취약: 표층 건조 시 피해 크고 생리적 스트레스 심화
- 뿌리 확산력 강함: 지표 침투력 커서 포장 파괴 가능성
국내 수종 | 해외 수종 |
느티나무, 버즘나무, 회화나무, 은행나무 | 플라타너스, 단풍나무, 자작나무 |
적용 분야 | 이유 |
도시 가로수 | 지표 가까운 곳에서 활착 가능 |
차폐 및 녹지대 조성 | 빠른 생장과 광범위 확산 가능 |
양묘장·이식 수목 | 이식 활착률 높음, 관리 용이 |
조림 및 양묘 관리
- 어린 묘목 단계에서 근권 활성제, 물 절약 포트 사용
→ 뿌리 흡수력 향상, 초기 활착률 증가
수목은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를 통해 끊임없이 물을 흡수하고, 잎과 가지로 그 자원을 공급합니다.
- 뿌리는 단순한 고정 기관이 아니라, 정교한 수분 센서이자 흡수 기계입니다.
- 물의 이동은 물리적 원리 + 생리학적 조절로 조화롭게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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